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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활동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화천군에 위치한 비수구미를 다녀오자는 제의에 지도를 살펴보니, 비무장지대의 남방 한계선에서, 직선거리로 불과12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서울사람들은 화천읍만 하여도 오지로 생각하는데, 화천에서는 비수구미를 오지로 생각할 정도로,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원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었다.

해산령 해오름 휴게소 맞은편에는 비수구미 마을을 지나, 파로호로 흘러드는 계곡을 따라, 비포장도로가 이어지는데, 승용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만큼 험한 도로였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는 작은 다리를 건너니, 이장댁 주변은 온통 기화와 요초로 가득하였는데, 가장 먼저 눈에 뜨인 것은 머리를 숙이고 있는 매발톱으로, 보라색의 꽃받침 잎은 다섯 개, 밑동에는 꽃뿔이라 불리는 보라색의 꿀주머니가 있었고, 꽃잎과 수술은 노란색이었다.

비수구미에서 보이는 매발톱은 몸에 비하여 머리가 커서인지, 아니면 사춘기 소녀처럼 수줍음을 타서인지, 머리를 숙여 땅을 쳐다보는 형상이었기에 Camera를 땅에 대고 촬영할 수밖에 없었으며, 머리 위로는 여러 개의 꽃뿔이 보이는데, 꽃뿔의 형상이 매의 발톱과 같은 형상이라 하여, 매발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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