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카고를 떠나는 날 아침 일찍,
그러니까 어젯밤 늦게 푸에르토리코에서 돌아왔었는데
꼭 한 군데, 보타닠 가든을 들리고 싶었습니다.
가서 .....작은 동산에 피어 있을 수선화 무리를 보고 싶었거든요.

보타닉 가든은 시카고에서 살 때에는
연 회원권을 구입해서 시간이 있을때마다 들려던 곳입니다.

시카고 보타닉가든은 385에이커에 달하는 규모로 26개의 테마 정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뉴욕을 대표하는 브롱스 보타니칼 가든(200에이커)의 두 배에 가깝지요.

음....엄청 추웠습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여행할 때에는 평균 80도 였는데
시카고에서 보타닉 가든에 갔었을때에는 꼭 반절 온도인 40도 정도 되었거든요.
사진을 담는데 손가락이 다 시려웠으니까요.

먼저 수선화와 튜립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월리엄 워즈워드의 시도 함께요.
.
.
.
.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피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호숫가 줄지어 늘어선 나무 아래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는 수선화

은하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총총히 연달아 늘어서서
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다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
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었다

그 옆에서 물살이 춤을 추지만
수선화보다야 나을 수 없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
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져
나는 그저 보고 또 바라볼 뿐
내가 정말 얻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염없이 있거나 시름에 잠겨
나 홀로 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속에 그 모습 떠오르니,
이는 바로 고독의 축복이리라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춘다




2016. 4. 22(금)
시카고 보타닉 가든에서
느티나무


Prev Next

테마 보기 위로 이동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