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국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이세돌 9단의 표정. 좋다.
현장에서 직접 본 이세돌 9단의 모습은 멋졌다.

"이렇게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적이 없는데 그걸 이겨내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했다" "스트레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마지막을 내줬다"
사람이기에 정신적으로 흔들릴수 밖에 없다고, 그걸 줄여서 더 잘 해볼테니 4, 5국을 지켜봐 달라는 이세돌.

그의 태도에 놀랐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취재하기 전 그냥 뉴스로만 볼 때는 져서 아쉽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머리도 긁적이고 아쉬워하고 씁쓸한 표정도 보였지만, 너무 태연한척 애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더 잘해보겠다는 말. 그런 말이 나올수 있다니.
대단하거나 멋진 말이 아니라서 더 굉장하다고 느꼈다.

기자회견장에선 질문 3개만 받았는데 내가 궁금했던 질문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마지막 승부수로 하변에 들어갔다가 실패 했는데, 난 살기 정말 힘들겠다고 느꼈다 그런데 끝까지 이거 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싸우더라.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힘들다고 보는지 그걸 묻고싶다. 너무 재미있게 잘 싸워서.

물론 이세돌 9단이 이기길 응원하지만 4, 5국 져도 좋다. 보면서 정말 즐거웠음.

3국까지 패배한 상황에 너무 애쓰지 않고, 아쉬움, 부담, 아픔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도. 다시 잘 해보겠다는 이세돌. 인간적이다.
알파고의 대단한 경기력을 보고 얻은건 놀라움 뿐이지만,
경기 후 이세돌의 모습을 보고 새로운 하나를 배웠다. 난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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