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9월 6일 밤, 6박 7일(실제로는 7박 8일)의
인도네시아 출사를 다녀온 지 딱 하루 반만에
미국 출사를 위해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9월 8일
예배를 마치자 마자
곧바로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시차로 인해 미국에 같은 8일인 오후 4시경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대로 가니
예상했던대로 길고 긴 행렬이 기다리고 있었다.

긴 대기줄을 지나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기까지
짧으면 1시간, 길면 보통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무인 기계 앞에서
입국 신고 작성을 마친 후
출력된 종이를 받아들고 줄을 섰다.

출력된 종이를 보니
다른 사람들 것은 모두 X표시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것은 X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나의 종이에도 X표시가 있었다.

1년 안에 세 번 이상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에게는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서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데

“내가 10개월 만에 세 번 입국해서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하려고 그런가?“
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시 뒤,
내 앞에 있던 직원이
내가 가진 종이를 힐끗보더니
나를 저 왼쪽 구석으로 가라고 했다.
그곳에는 그저 몇몇 사람만 서성거리고 있었다.
“음,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그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두 명의 입국 심사관이 있었는데
내 차례가 오기까지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권과 출력된 종이를 내밀자
그 심사관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권에 곧바로 입국 도장을 쾅 찍어 주었다.

아니 이럴수가!
뭔가 잘못된 줄 알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순식간에 통과되고 말았다.

아니 뭘 물어야 대답을 하지
심사관은 정말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비행기에서 입국 심사장까지
걸어 나오는 시간을 계산하면
입국 심사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나온 시간부터
대기줄에 줄을 선 시간을 모두 포함해도
15분도 채 걸리지 않은 초고속 입국 심사였다.

Baggage Claim에 도착했을 때
두 세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미국 시민권자보다 더 빨리 나와 버린 것이다.

아! 난 이래서 미국이 좋다.
뭔가 감추고 속이려는 사람에게는
아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감추거나 속이는 것이 없고
정직한 사람에겐 한 없이 관대한 미국,

10년 넘게 미국 살면서
그 누구보다 많은 운전을 하고 다녔지만
과속이나 신호 위반 딱지 하나 받지 않았고
(음, 그랜드 티턴에서 하나 받은 것이 있긴 하네)

내라는 것 꼬박 꼬박 잘 내고,
밤이나 낮이나 누가 보든지 말든지
무식하리만큼 STOP 싸인 꼬박 꼬박 잘 지켰고

정말 정직하게 살려고
무진장 애를 쓴 나를 미국이 알아봐 주었는가?

우리나라는
위증죄와 무고죄가 일본의 1,000배가 넘고
보험 사기 사건이 미국보다 100배가 많다고 한다.
정말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의혹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여전히 그 의혹을 속이고 감추려고
무진장 애쓰던 어느 한 사람을 보면서

난 그 사람이
비록 높은 자리에 임명되었다 할지라도
정직하지 못했던 그의 행동의 결과로 말미암아
언젠가 그가 훨씬 더 큰 댓가를 치룰 것이라 생각한다.

Honest is the best Policy,
정직은 최상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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