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한옥 골목을 흔히 cafe 거리라고 하여, 젊은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인데, 월요일 아침이라 한가하기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미담헌이라는 간판을 보고 안으로 들어섰다.

미담헌은 서울의 전통 한옥답게 ㄷ자형으로 지어졌으며, ㄷ자형태의 비어있는 곳에는 대나무를 심어놓았는데, 신기하여 주인에게 물어보니, 살아있는 나무로 정성들여 키우는 중이란다.

마당의 좌우를 둘러보니, 이곳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대나무를 심어놓았으며, 대청과 방에는 병풍과 도자기, 우리의 전통 장롱인 반닫이를 설치하였고, 탁자 대신에 옷 칠을 한 전통밥상이 놓여있었다.

미담헌을 한글로 써 놓았기에 임의로 美談軒(아름다울미, 이야기담, 집헌)으로 해석을 하고보니, cafe의 이름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듯하였다.

시간이 지나 같이한 일행들은 모두 떠났지만, 이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기에 가까이 지내는 친구를 불러내어, 대나무 사이에 놓인 평상에 앉아 차 향기를 맡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노라니 마치 옛 선비들의 일상 속에 내가 있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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