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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로 잠실 탄천교 옆, 잡목으로 뒤덮힌 절개지 정상.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오랫동안 그 아래를 오갔으면서도,
그저 눈으로만 올려다보며
미뤄둔 숙제처럼 가슴에 담아두었던 곳.

퇴근무렵, 구름 한점없이 청명한 가을하늘을 올려보다가
뜬금없이 그곳이 떠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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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 나즈막히 솟은 구릉 위에 자리잡은
청담배수지공원.

강남구 일대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1977년도에 설치되어
운용 중인 상수도 배수지 상부를 자그마한 쉼터로 꾸며놓았다.

그곳에 올라서자,
어느새 찬기운이 느껴지는 제법 쌀쌀한 밤바람이
살짝 달아오른 이마를 상큼하게 식혀주었고...
발아래로는 도시의 야경이 황홀하게 펼쳐져 있었다.

우뚝 치솟은 롯데월드타워와 잠실일대는 물론이고
유유히 흐르는 드넓은 한강을 중심으로 강남, 강북의 풍경이
한눈에 잡혔다.

고개를 돌리면, 잡목으로 시야가 가려지긴 했지만
삼성역에서 무역센터에 이르는 풍경까지...

공원이라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그저 아쉽기만한 몇몇 연인들과
드문드문 밤마실 나온 동네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문 호젓한 분위기.

게다가, 눈으로만 더듬어도 매력이 넘쳐나는 도시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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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주섬주섬 챙겨담는 시선에
묘한 주황색 색감의 밝은 불빛이 어둡게 드리운 동쪽 도심 위에 피어올랐다.

...뭐지? 부채를 편 듯한 형상의 불빛???...

점점 더 커지는 불빛... 순간 강렬하게 전류가 흘렀다. ...달이다!!!...

반조각으로 변한 붉디 붉은 반달이
아차산 위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바삭하게 구워진 군만두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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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올라선 청담배수지공원.

손바닥만한 아담한 쉼터에 불과하건만,
고층빌딩으로 뒤덮힌 강남의 한복판에서
매혹적인 도시의 야경을 품고 있다는 점.

이쯤되면 강남 최고의 야경명소가 아닐까.

게다가, 덤으로 멋진 달까지 맞이할 수 있음에야...



<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청담배수지공원에서 담았다 >


#청담배수지공원, #강남야경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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