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구시장에서 미주구리 횟밥으로 배를 두둥하게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구경도 할 겸 강구항으로 슬슬 걸어가보았어요.

강구항은 영덕에서 가장 대게 식당이 많은 곳이에요!
가기 전엔 우리 동네에 있는 쭈꾸미 골목 정도 규모려나? 했는데 이게 웬걸...
진짜 대게 가게가 엄청나게 많아서 깜놀!! 100개는 거뜬히 넘을 것 같았어요.
근데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께 가격을 물어보니 비싸도 너~~무 비싸더라고요!

번화한 곳을 좀 벗어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영덕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해파랑 공원쪽으로 열심히 걸었어요.

걷다 보니 아주 한적하고 호객행위도 안 하고 뭔가 정직하게 판매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가게가 보여서 얼만지 물어봤더니 7마리에 10만 원.
으잉? 예상했던 가격보다 싼 거에요. 그래서 이거 혹시 홍게 아니냐,
러시아산 대게 주려고 하는 거 아니냐 막 물어봤더니 영덕대게 맞다고 안심하라며 ㅋㅋ

둘이서 7마리는 많다고 4마리만 달라고 하니까 5만 원에 해주신다네요?
원래 조금 시킬수록 비싸져야 되는 거 아닌가요?ㅋㅋㅋ
이런 이상한 계산법 완전 사랑합니다♡

바다내음 가득한 밑반찬을 먹으며 15분 정도 기다리니
완벽하게 해체된 대게가 등장했어요!

혹시 대게가 왜 대게인 줄 아시나요?
대게는 게 크기가 커서 대게인 줄만 알았는데,
게 발이 쭉쭉 뻗은 대나무 마디랑 비슷해서 대게라네요. 뭔가 알 수 없는 배신감?ㅋㅋ
그래도 제철을 맞아 실하게 살 오른 대게를 보니 급 방긋~

영덕대게는 밑바닥에 흙이 전혀 없는 깨끗한 모래에서만 살기 때문에 타지역의 대게에 비해
맛과 육질이 뛰어나서 옛날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훌륭한 먹거리였다는데~
대게를 입안 가득 열심히 넣는 순간만큼은 정말 임금님 부럽지 않았다는 ㅠㅠ

대게의 백미인 게딱지 비빔밥도 놓칠 수 없죠. 친구와 게 뚜껑 두 개씩 붙잡고 먹었어요.
게장과 다진 파, 참기름, 부신 김, 볶은 깨, 간장으로 간을 맞춘 밥에 게살까지 고급지게 올려서 냠냠.
게된장국이랑 먹으면 완전 꿀맛이에요!

대게 철 지나가기 전에 와서 다행이라며ㅠㅠ 만족 또 만족했어요.

+) 나중에 사장 어르신한테 들어보니...
다른 가게는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내기가 빡빡하다고. 그래서 대게 값이 비싼 거라며~
근데 여기는 주인 어르신 본인 가게라서 임대료가 따로 안 나가서 다른 곳 보다
싸게 팔아도 남는거라며... 여유있는 얼굴로 말씀해주셨어요... 역시... 세상은 건물주가 답인가 봐요ㅠㅠ

# 상호 : 손문구 백년대게
# 가격 : 싯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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