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년 이 맘때 쯤의 일...



강쥐랑 산책을 나갔던 첫째가
20분 쯤 후 지났을까....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며...
"엄마, 엄마, 캐쳐... 그리고 카메라 들고 같이 가야해요"
"어디를? 왜?"

정신없이 짐 챙기며 들어본 즉은...,
산책을 가는 중,
우리 집 강쥐가 갑자기 어느 하수구 뚜껑 있는 곳 아래를 들여다 보며
더 이상 가지를 않더란다. 가자고 하여도.
안하던 짓을 하니 이상해 다가가 보니...

하수구 밑에서 첨버덩 거리는 소리도 들리기에
열 수 있는 작은 하수구 구멍이라 들어올려 보니,
세상에... 그 안 하수구 물에, 오리 새끼 3마리가 파닥되고 있더란다.
시꺼먼 아래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우산으로 어떻게 해보다 안되니
집에 있는 캐쳐 생각이 났고, 그래서 눈썹을 흩날리며 뛰어온 것이다.


캐쳐와 낙옆 담는 천 바구니를 들고
같이 차를 타고 달려가 보니
진짜로 3마리가 하수구 아래에서 파다닥 거리고 있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네....)

다행히 우리 캐쳐가 입이 작은 놈이라
하수구 구멍에 들어갈 수가 있었고
한 마리씩 건져내어 구할 수가 있었다.
나는 그 난리 중에 사진 찍고 ^^.


건져놓고 보니
가슴 팍 털은 다 젖어있는 상태.
얼마나 오랫동안 빠져있었기에...
그리고 얼마나 파닥 거렸던지,
건져 놓자마자, 바닥에 털부덕 3마리가 옹기종기 퍼져앉아 버리는 것이었다.

이 놈들을 들고 큰 연못 근처로 옮기려 하는데...
여지껏 가만히 조용히 있던 요 쬐꼬만 놈들이
목청을 높여, 엄마를 부르는지,
살려달라 그러는지,
"꽥 꽥"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엄마인지 아빠인지 아니면 친척인지의 오리 2마리가
우리 머리 위를
F16처럼 비행해 지나가고. (무셔 무셔....)



큰 연못 근처로 가
그 놈들을 끄집어 내어 담장 사이로 넣어주니
꽁무니가 빠져라 걸어가더니, 물 속을 쩜프 뛰어들어 가는 것이었다.
옆에 있는 어문 오리들도 가까이 오고.

이 3놈이 물에 다 들어가기도 전
한 쪽 옆 잡목 있는 곳에서
엄마같은 오리 한 마리가,
다른 어린 오리 새끼 4마리를 끌고
(이 어린 오리 4 놈들은,
픽펜 저번 글 와키호테님의 숭어 어무이 새끼들 맘이지 않았을까? 한다는...
무작정 엄마를 따라가야 산다는 절.명.감.?)
그 실종되었었던 3 마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만나자 마자 방향을 틀어 다시 잡목 쪽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
이산 가족 상봉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눈물이 핑 돌게 말이다.

딸내미랑 나랑
감격에 겨워 껴안고...


이 이산가족 상봉의 히이로는...
우리집 멍뭉이다 ㅎ



...

#오리새끼구출작전#동물구조대#수렁에빠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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