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한 바람에 비까지 내릴거라는 예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섬에 발을 딛고 싶었다.
안그러면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조바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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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용유해변.

금새라도 참았던 눈물 쏟아낼 것만 같은 그렁그렁한 하늘과
거세게 몰아쳐 사정없이 얼굴을 할퀴는 해풍...
그야말로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는 스산한 풍경이다.

썰물로 드넓게 드러난 갯펄 뒷편에는
시퍼래진 입술로 부들거리며
가늘게 뜬 실눈으로 그 섬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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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처럼 뒤덮혀 바스락거리는 하얀 굴껍데기 해변을 따라
그 섬으로 향했다.

그 섬으로 이어지는 해변은 시선 닿는 곳마다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이며, 산 기슭을 따라 걸터앉은 소나무가
어우러진 오밀조밀한 풍경...
바라보는 재미가 솔솔해지며, 이내 몰려드는 호젓한 평온함의 희열...


뽀송뽀송하게 드러난 바닷길을 따라
드디어 그 자그마한 섬에 발을 디뎠다... 조름섬

눈에 익은 영종영유도의 친숙한 풍경들이 빙둘러 한눈에 잡혔다.
실미도에서 무의도로 고개를 돌리자 잠진도와 마시안해변,
그리고 용유해변과 을왕리해수욕장까지...

채 50미터 남짓한 조름섬 해변의 끝.
거센 해풍에 흩날리는 포말마저 이마에 부딪히는 상큼한 청량감이고...

한 두테기씩 떨어지는 빗방울.
뽀송거리는 바닷길을 벗어나, 드러난 갯펄에 박힌 작은 바위를
따라 밟으며 걸어나왔다.

단단해보이는 갯펄...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내 쑤욱 빠져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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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름섬 바닷길을 건너 맞은편 해변에 다달았을 즈음,
문득 눈이 번쩍뜨이는 광경이 잡혔다!.
...아니... 저게 뭐지???...

미어켓???

그것은 분명 몸을 곧추세우고 바다를 응시하는 바로 그 미어켓이었다!!!

분명코 아프리카 초원에 있어야하건만, 어쩌다가 조름섬 해변까지...

그곳엔 미어켓말고도
배시시 미소가 번지는 볼거리가 가득차 있었다.

마치 동굴처럼 깊숙히 파인 바위절벽 사이에
파도에 떠밀려 하얗게 쌓인 굴껍데기며...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며...

손바닥만한 해변에 가득가득 들어찬 매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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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름섬.

비내리는 스산한 잿빛마저도 한웅큼의 미소로 바뀌는...

왜 여태 이런 보물섬을 모르고 살았을까...





< 인천광역시 용유해변 바닷길을 따라 조름섬과 주변 해변을 거닐며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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