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밤베르크로 가는길이었다.
날이 저물어 밤베르크 못미쳐 자그마한 시골마을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곳에서 그날 야시장이 열린다고 호텔직원이 귀띰을
해준다.

시장구경 하기를 즐겨하는 내가 아무리 피곤해도 그냥 있을수 없지.
일행 몇명을 꼬드겨서 기어히 저녁먹고 야시장 구경을 나섰다.

독일의 야시장은 어떨까 하고 두리번 두리번.....
옛날 부산 광복동에서 열렸던 우리네 야시장과 비슷하긴 했다.
먹을거리와 간단한 살림도구, 인형같은것을 팔고, 포장마차
같은곳에서는 즉석에서 먹을 음식들을 판다.

그런데 이곳 야시장은 시장이 아니라 축제였다.
곳곳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많다. 먹을거리를 사들고 한 입 물고는
춤 한번 추고.... 무척 흥겨워 보인다.

카메라가 좋았다면 야시장 전체분위기를 담아올수 있는데 똑딱이
디카라 찍긴 했지만 다 꽝이었다. 춤추는 모습도 찍었는데
먹통이 되어 버렸으니 이때만큼 카메라가 좋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적도 없었다. ㅎㅎ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타고 신나게 떠들어대고... 왈자지껄한 분위기에
우리도 취해서 발로 장단을 맞춰가며 돌아 다닌다.

그런데 독일의 야시장에서 반가운 고향 먹을거리를 만났다.
강냉이튀긴걸 파는것이었다. 우리 고향에서는 강냉이 튀긴걸 박산이라고
불렀는데 그 강냉이 박산을 팔다니, 사서 먹어보니 맛도 똑 같았다.
혹시 우리나라 사람이 튀기는 기계를 갖고 와서 튀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독일어라고는 "데르 데스 댐댐..." 밖에 기억 안나는
실력으로 물어볼 수도 없고 그저 궁금해 하기만 했다.

예정에 없던 야시장구경
우리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다 각자 기념품 될만한 도자기
인형을 몇개씩 사서 호텔에 돌아왔다.
완전 대박의 날이었다.
Prev Next

테마 보기 위로 이동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