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중 68번째로 꼽힌 '로얄 테넌바움' (The Royal Tenenbaum) 을 봤습니다.
인트로부터 영화 색감과 스타일이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똑같아서 감독을 찾아보니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세 영화 모두 같은 감독의 작품이었습니다.

제작 시기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2014년 최신작이고
문라이즈킹덤이 2012년, 로얄 테넌바움이 2001년 작입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BBC 선정 영화 중 21번째로 꼽혔고, 문라이즈킹덤은 95번째에 랭크되었습니다. 색채 스토리텔러라고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3개가 뽑혔었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로얄 테넌바움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ㅎㅎ
한마디로 정상적인 어른은 한 명도 없는 콩가루(?) 가문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세계에 갖혀 사는 캐릭터들. 커터칼에 찔리고 도끼에 손가락 하나를 잃어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세상 놀라울 거 하나 없고 즐거울 거 하나 없는 건조하고 냉소적인 어른들. 세상일에 무관심하고 무표정한 인물들이 황당한 스토리들을 무덤덤하게 끌고 갑니다. 누구하나 웃지 않는데 왜 보는 내내 실소가 나올까요? 그게 이 영화의 매력같아요~~

주요 등장인물로는 / 아빠, 엄마, 세 자녀, 이웃집 아들, 손자들, 엄마의 연인, 딸의 남편, 집사, 딸 남편의 환자 /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자녀는 10대 때 부모의 이혼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갖고 있던 천재성을 잃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30대가 되었지만 10대 때 입었던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요. 아마 부모의 이혼으로 받은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걸 상징하겠죠? 부모 사랑이 결핍된 자녀들은 안전, 자유, 사랑에 집착하는 몸만 어른이 되었습니다.

자녀의 천재성을 잃게 만든 장본인은 가족은 등한시하고 이혼 후 22년간 호텔에서 살다 파산합니다. 위암환자라고 가족을 속이고 링거를 꽂고 환자복을 입고 뻔뻔하게 다시 집에 들어와 드러눕습니다. 사기친걸 들키자 벌떡 일어나서 환자복을 벗고 뻔뻔하게 택시에 몸을 싣고 집을 떠납니다.

이들에게 애정어린 화해나 타협은 없습니다. 각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인생을 밀어붙치며 그냥 살아갑니다. (후반부는 영화로 확인하시길~ )

엉뚱한 이야기지만 엉뚱한 장면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물들의 표정, 의상, 버릇, 주변 분위기와 소품, 대사, 배경음악... 시퀀스마다 디테일이 엄청납니다. 씬 하나하나 미학적인 요소가 대단히 감각적이에요! 예술영화네요ㅋㅋ

하나도 사랑스럽지 않은 어른들인데... 애잔하고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서 다시 보고 싶은 콩가루 영화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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