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가위 지나 오곡이 무르익고
잎새는 붉게 물들이는 날들.

가을의 결실은 모두 시장으로 나온다.
참으로 오랫만에 경동시장을 나와 봤다.

우울증 걸린 사람은 이곳을 매일 나오면
힐링이 될걸로 믿은지 오래전부터다

활기가 전이되어 자신도 모르게
물질의 풍성함에 마음이 너그러워 지는곳.

한가위 보름달마냥 둥근 늙은 호박이
가을을 상징 하는것 같다

가을의 심상은 결실의 만족함과 동시에
한해를 마무리 하는 떠나야하는 아쉬움도 있는 철.
그러나 당장은 마음이 푸근할수 밖에

경동시장은 먹는것 뿐 아니라
사람 모이는곳에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것이
몰려드는것이 당연한듯.

먹거리, 입거리, 거기다 매스컴의 공짜 선전덕으로
웬 한약재가 그렇게 많이 나왔는지........
하긴 이곳이 약령시장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티비 덕으로 온 국민이 반 의사가 다 된듯 하다.
시골의 산의 골치덩이 이던 칡이
건강에 그렇게 좋다하니
뿌리를 캐어서 버리던것이
1킬로에 만원을 달래는 귀하신 몸이 되고
그밖에 수도 없이 많은 자연 약재들로 넘쳐난다.

평범한 아낙네도 길 구텅이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무엇이던 갖고 나오면
그 많은 인파들이 돈하고 바꾸어 가는 곳.
부자는 못되어도 먹고는 살것 같다

사진을 찍히는데는 여전히 인색해서
나처럼 마음 약한 바보는 정말 힘들었다.

벌써 단감이 한바구니 7개에 2천원 사과도 5개에 2천원이니
여인들의 몸에는 언제나 많은 짐이 함께 하는게
흔한 풍경이다.

여인들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싸다면
힘든줄 모르고 욕심껏 사 들고 다닌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으니
늙어서 관절도 안좋고 허리병도 나고
그것이 모두 가족을 사랑함의 결과로 생긴 병 아닌가.

가장 사고 싶었던건 햇생강 하얀 색갈의 푸짐한
한바구니가 5천원 이라는데.......
이 나라에 계속 있을지 자신없는데
생강차를 많이 만들어놓으면 안되지.

그리고 사진 찍을때는 절대 장보는건 금기다.

거의 청량리 까지 뻗은 큰 시장터를 다 돌아보고
겨우 사진 저것밖에 못찍었다.

마지막으로 어느 가게를 보니
검은 비닐봉지를 공중에 주렁주렁 매달은게 재밌어서 한장 찰칵.

카나다서 느낀게 저 검은 봉지가 우리나라만 있는지
그 나라는 모든 쇼핑비닐백은 하얀색이다.
내용물이 비치게 하려는 의도인지

나 부터도 나의 구매한 내용물이 남이 보는게 좀 꺼려져
한국의 검은색 봉지가 얼마나 그리웠던지

외국인들이 보면 한국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것이 검은 비닐 봉지일것 같다.

한국 오자마자 장터에서 큰 비닐 봉지 주면
무조건 얌전히 접어서 고이 모아두었다.
카나다 갖고 가려고
나도 참 별난 성격인가? ㅎㅎ

그래도 장 구경 한번 잘했다.
마음이 괜히 들뜨는듯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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