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 다리는 읍내에서 남서쪽으로 15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는 그린필드에서 92번 국도를 벗어나 남쪽으로 방향을 튼 뒤 좁은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 동쪽과 북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그 지방도로는 한동안 포장된 상태를 유지하다 마침내 로즈먼 다리 근처에 이르러 자갈길로 바뀌었다…..저 아래로 미들강이 흐르고 있었고, 백 년이나 된 그 낡은 다리도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 (p181)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그리고 또 말한다.
사랑은 짧고 슬픔은 길다고.


미국 아이오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성장했으며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리키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또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재즈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자신이 청춘을 보낸 아이오와주에서
지붕 덮인 로즈먼 다리를 지나가다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영감을 얻었고
그 때부터 매일 4시간씩 잠을 자며 글을 써서 11일만에 탈고를 하였다.
그것이 그의 데뷔작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였다.


이 책은 짧은 시간에 일어난 짧은 이야기를 다룬 소설인데
그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할 생각으로 쓴 글이었고
그것을 쓸 때만 해도 앞으로 출간하겠다는 의도는 물론,
그렇게 되리라는 기대조차도 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1992년 이 책은 미국에서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35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되기도 하였으며,
그리고 1995년에 Clint Eastwood가 감독을 하고 또 남자 주인공역활을 하면서
영화로 만들어졌다.


나는 1995 년에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바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고,
그리고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나는 그들의 '불가능한 사랑'에 연연했던 것이 아니라
한평생 빛을 찾아 떠돌아다니다가 죽은 로버트 킨케이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런데 그것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독자들로부터 그 후일담을 듣고 싶다는 편지를 받고
작가 로버트 제임스 윌러 Robert James Waller는
2001 년에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A Thousand Country Roads>을 출간하고
그 뒤 2005 년에 <고원의 탱고 High Plains Tango>를 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존슨 두 사람의 이야기라면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은 그 두 사람의 후일담이자
로버트 킨케이드의 삶의 역사속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일화와
이별 뒤에 걸어온 행로를 그렸으며
<고원의 탱고>는 로버트 킨케이드의 사생아로 태어난 한 남자의 생이 그려져있다.


그가 쓴 세 권의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로버트 킨케이드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심장마비로 죽기 몇 주 전,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를 자기의 아버지를 찾아 헤매던끝에
훌륭하게 성장한 그 아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겨우 작가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그리고 나, 느티나무는 로즈먼 다리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Middle River를 말없이 내려다 보았다.
2016 년 햇살이 뜨거웠던 6월 어느날에,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존슨의 재가 뿌려졌던 그 강을.


* p.s 1883년에 만들어진 이 다리는 현재 사용하지 않으며
1976년에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 에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간간히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로즈먼 다리 옆으로 조그만 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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