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4일간의 독일 여행을 마치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떠나는 차 안에서 외삼촌께서 "드디어 4천 킬로를 넘었다!"라고 외치셨다. 2주간 조카부부를 독일의 동서남북으로 열과 성을 다하여 데리고 다니신 결과다.

결혼 오십 주년을 바라보는 두 분의 다정하신 모습과 깊은 배려와 따뜻한 환대로 시조카를 맞아주신 파란 눈의 외숙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엄마가 나직이 부르시던 슈베르트의 보리수 노래가 여행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보리수길들. '정말 부자 나라다'하는 감탄 속에서도 근검절약하는 독일인들의 모습. 전쟁이 남긴 아픈 상처를 보듬은 모습.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거의 모든 가정집 창가를 장식한 꽃들. 보이지 않는 질서 속의 초고속 고속도로 아우토반.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 자전거 / 보리수 / 밀밭 / 옥수수밭 / 빵 / 축구 / 소시지 / 개 / 성곽 / 루터 교회 / 성당 / 캠핑 카 / 노천 카페 / 흡연자들 / 비행기가 만들어낸 구름 /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집 / 거리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다정하게 손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 / 적송 숲 / 자작나무 숲 /

+ 뜻하지 않은 테러로 평화가 깨진 모든 분들께 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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